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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봉 교수 …‘해남청자 천년’을 깨우고 전통의 魂(혼) 을 빚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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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10.28 21:17
 
▲ (남강) 정기봉 교수 (도예가)
 
 
 
― 10월 28일~11월3일까지...인사동서 청자 展 전시회
 
― 전통 청자의 예술적 가치 조명…해남청자의 역사와 미학을 현대에 잇다
 
― 전남공예명장 1호, 40년 가까이 도예 외길…해남 청자 (녹청자) 재현에 평생의 열정
 
― 조부에서 아들·며느리까지 4대째 가업 계승…전통 보존 넘어 실용자기 개발·후진 양성에 매진
 
 
〔내외매일뉴스·내외매일신문=방명석 기자〕천년의 시간을 품은 흙, 불의 인내를 거쳐 탄생하는 청자. 해남청자의 전통을 되살리고 그 가치를 세상에 알리기 위해 오랜 세월 외길을 걸어온 도예가 남강 정기봉 작가가 서울 인사동에서 특별한 전시를 선보인다.
 
전남공예명장 1호인 정기봉 작가는 28일 서울 인사동에서 ‘해남청자 천년을 깨우다’를 주제로 청자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해남청자의 조형적 아름다움과 지역 도자문화의 가치를 조명하고, 전통의 맥을 미래 세대로 이어가려는 장인의 열정을 소개하는 자리다.
 
정 작가에게 청자는 단순한 공예품이 아니다. 선대의 삶과 기술이 깃든 유산이자, 한 지역의 역사와 정체성을 담아 다음 세대에 전해야 할 소중한 문화적 자산이다.
 
 
 
 
 
 
◉1986년 화원요 문 열고 해남청자 재현에 헌신
 
정 작가의 도예 인생은 1986년 전남 해남군 황산면에 부친의 호를 딴 ‘화원요’를 운영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그는 전통 도예의 길을 걸으며 해남청자의 재현과 계승에 매진했고, 1998년 해남청자를 재현하는 성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도예는 흙의 성질을 이해하고 유약의 변화를 살피며, 불의 온도와 시간을 세밀하게 조절해야 하는 작업이다. 오랜 경험과 끊임없는 연구가 필요한 만큼 전통을 재현하는 과정에는 기술적 숙련과 인내가 뒤따른다.
 
정 작가는 이러한 과정을 묵묵히 견디며 해남청자의 특성과 가치를 알리는 데 힘을 쏟아왔다. 각종 학회와 여러 경로를 통해 해남청자를 소개했으며, 지역 도자문화가 지닌 역사적 의미를 널리 알리기 위해 노력해 왔다.
 
그는 해남청자가 ‘녹청자’라는 명칭으로 청자의 한 갈래로 다뤄져 온 현실에 아쉬움을 나타내면서, 해남청자만의 특성과 한국 도자사에서 차지하는 의미를 더욱 깊이 있게 조명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번 전시는 그동안 이어온 정 작가의 노력과 함께 해남청자를 오늘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그 가치를 더 많은 사람에게 알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 정병민 작가 (4대째 녹청자 재현에 가업 계승을 이어가고 있다)
 
 
 
◉조부에서 아들 내외까지…4대째 이어지는 장인정신
 
남강 정기봉 작가의 도예 인생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대를 이어온 가업이다. 조부와 부친으로부터 이어진 도공의 길을 정 작가가 계승했고, 이제 아들과 며느리가 그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아들 정병민 씨와 며느리 유정현 씨는 중국 경덕진 도자대학교와 대학원 과정을 국비장학생으로 마친 석사 도예가 부부다. 선대의 기술과 경험을 바탕으로 전문성을 쌓은 이들은 해남청자의 전통을 이어갈 다음 세대로 주목된다.
 
4대째 이어지는 도예 가업은 단순히 기술을 물려주는 데 그치지 않는다. 흙을 다루는 경험과 작품을 대하는 태도, 전통을 지키려는 책임감까지 함께 전승한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깊고 크다.
 
정 작가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아들과 며느리가 도예의 길을 이어가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하면서, 이들이 해남청자의 전통을 계승하고 발전시킬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그는 전통을 과거에 머무는 유산으로 남겨두기보다 다음 세대가 새로운 가능성을 펼칠 수 있는 토대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다.
 
 
 
▲ 정병민 작가 (지난 2024년 ‘고려사 청자 박물관 박람회’ 최우수 상 수상작)
 
 
 
◉전통의 재현에서 생활 속 청자까지…미래를 빚다
 
정 작가가 바라보는 해남청자의 미래는 재현에만 머물지 않는다. 전통의 아름다움을 현대인의 생활 속에서 활용할 수 있는 실용자기로 발전시키고, 지속적인 제작과 연구가 가능한 환경을 마련하는 것이 그의 다음 목표다.
 
이를 위해서는 해남지역 청자 도요지의 보존과 발굴에 대한 관심도 필요하다. 도요지는 과거 도자 생산의 흔적과 기술을 이해할 수 있는 중요한 문화유산인 만큼 체계적인 조사와 보존을 위한 노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젊은 도예가를 육성하는 일 역시 시급한 과제로 꼽힌다. 전통 도예의 기술과 노하우는 오랜 시간에 걸쳐 축적되는 만큼, 숙련된 장인의 경험을 후대에 전할 수 있는 체계적인 교육과 장기적인 인력 양성 계획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정 작가는 “해남청자의 재현과 실용자기 개발을 위해 함께할 도예가들이 절실하지만, 지역 여건이 미약해 전승과 전수를 이어갈 인적 자원이 부족한 것이 아쉽다”며 젊고 역량 있는 도예가를 키울 수 있는 기반 마련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아들 내외와 함께 해남청자를 계승할 도공을 육성하는 데 혼신의 힘을 기울이겠다는 뜻을 밝혔다.
 
 
 
 
 
 
◉천년의 전통에 내일을 더하다
 
도자기는 흙으로 빚지만, 그 안에는 장인의 시간과 지역의 역사가 함께 담긴다. 남강 정기봉 작가가 오랜 세월 해남청자의 재현과 계승에 힘을 쏟아온 것도 이러한 가치를 다음 세대에 전하기 위해서다.
 
그의 도예 인생은 전통을 지키는 동시에 새로운 길을 찾는 여정이다. 해남청자의 아름다움을 알리고, 실용자기로 발전시키며, 후진 양성을 통해 전통이 지속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려는 노력이다.
 
‘해남청자 천년을 깨우다’라는 전시 주제에는 지나온 시간의 가치를 되살리고 미래의 가능성을 빚어내려는 정 작가의 뜻이 담겨 있다.
 
 
 
〔mailnews7114@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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